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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화장실이야기
작성자	MASTER	작성일	2008-08-13
제목 : 알기쉽게 풀어본 화장실 이야기 글 / 김 동 석 ( 대구카톨릭대학교 환경 과학과 조교수 ) 신문과 같은 대중매체에 화장실과 같은 아름답게 생각되지 않는 용어를 거론하게 되어 죄스럽다. 그러나 한 나라의 문화와 교육수준을 알아보려면 그 나라의 공중 화장실을 보라는 말이 있다. 이는 그만큼 화장실이라는 장소가 국가와 민족의 문화적 특수성을 잘 반영하는 곳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우리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분뇨를 퇴비로 자원화 했던 농경사회의 오랜 전통 속에서 \'칙간\',\'뒷간\',\'통싯간\'의 구역질나는 악취를 예사롭게 느끼면서 살아 왔다. \'뒷간과 처가는 멀수록 좋다\'는 예전의 속담처럼 주거에서 되도록 멀리 떨어진 곳에 두었던 배설의 장소가 이제는 안방 부속실의 세면대, 욕조와 같은 자리에 놓이게 되었으니 실로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하수처리의 역사는 동양보다는 서양이 훨씬 앞서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로 말미암아 수세식 화장실의 보급이 동양을 앞지르게 되었다. 하수처리는 인간의 배설물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고, 수세식 화장실의 보급과 더불어 하수처리의 필요성이 더욱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과거에는 하수처리시설이 없는 상태에서 배설물을 운반하는 하수도만 보급되어 있어 많은 문제를 낳기도 하였다. 대하수도 공사가 완료되던 해인 1865년 이후부터 런던시민들의 모든 오수(汚水)가 하수도를 통해 템즈 강에 버려졌다. 그러나 이와 같은 영국인들의 처리방법은 결국 템즈 강의 심각한 수질오염을 불러오고 말았다. 템즈강 수면으로 죽은 물고기들이 떠오르기 시작했으며 여기에서 풍겨오는 심한 악취로 런던 시민들은 코를 움켜쥐어야만 했다. 그럼 과연 언제부터 수세식 화장실을 이용하게 되었을까. 수세식 화장실의 근원은 로마시대로 보고 있다. 로마 제국은 잘 정리된 상하수도 시설을 가지고 있어 현대인들처럼 분뇨를 하수에 버리는 생활을 하였다고 한다. 프랑스의 시인 빅토르 위고(1804~1885)는 \"로마에 하수도가 생기면서 전원은 병들고 피폐해졌다. 그 결과 로마는 이태리의 하수도 속에 침전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로마시대의 변소는 요즘과 같은 인공 수세식이 아니고 자연 수세식이었다. 즉 변기 아래에 항상 물이 흐르도록 하여 오물을 씻어 내리는 방식이었던 것이다. 여기에서 흘러나오는 오수(汚水)는 대하수도로 흘러들게 되어 있었다. 공중변소는 칸막이가 없고 여러 개의 변좌가 이어져 있어 사람들은 느긋하게 앉아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움을 보냈다고 한다. 로마제국의 사람들이 배변의 쾌락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동안 로마제국의 자연은 점차 그들의 오물로 황폐해지고 있었다. 그럼 로마시대 이후 화장실은 어떻게 변화 하였을까. 프랑스의 유명한 베르사이유 궁전에서는 황제 전용의 화장실만 있을 뿐 다른 공중 화장실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화려한 무도회가 빈번하게 열려 멋진 남자와 성장(盛裝)한 귀부인이 많이 출입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화장실이 없었으므로 18세기 프랑스 귀족들이 베르사이유 궁전에 출입할 경우에는 향수를 뿌린 휴대용 변기는 늘 지참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여기서 향수와 화장실과의 밀접한 관계를 볼 수 있다. 이 때 지참한 변기는 카레라이스 포트와 비슷한 형태로, 변기의 내용물은 별도의 처리없이 하인들이 정원에 그대로 버렸다고 한다. 변기를 지참하지 못한 사람들은 염치불구하고 정원의 나무 밑에서 방뇨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분뇨가 정원에 버려져서 정원과 실내가 온통 분뇨의 악취로 가득한 생활환경이 되고 말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설물의 처리방법은 아직까지도 인류의 오래된 숙제로 남아 있으며 수세식 화장실 또한 결코 이상적인 방법으로 볼 수는 없으나 수세식 화장실의 보급은 이미 대중에 보편화되어버렸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루에 한번 정도는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면서도 그 배설물이 눈앞에서 사라진 것에서 만족할 뿐 어떠한 경로로 흘러가는 지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는 것 같다. 변기 밑에는 하수관이 연결되어 있고 분뇨는 이 하수관을 통해 최종적으로 하수종말처리장으로 가게 되어 있다. 단독주택의 경우에는 정화조를 거친 다음 하수도로 가게 되고 아파트의 경우에는 오수정화시설이라는 처리시설을 거치게 되어 있다. 우리 학교의 경우에도 법정대 앞 후문 근처에 오수정화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그러나 하수종말처리장이 설치되어 있지 않은 곳에서는 배설물이 그대로 강이나 바다로 배출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하수도가 정비되어 있지 않거나 하수종말처리시설이 되어 있지 않은 곳에서는 수질오염의 발생이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우리 나라에서 오늘날 재래식에서 수세식으로 화장실로 변모함으로써 화장실이 청결하고 깨끗한 공간으로 변모한 것은 매우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으나, 이러한 수세식 화장실이 우리의 강과 하천을 오염시키는 주범이 되고 있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이다. 서울대 인류학과 전경수 교수는 화장실 문화를 동양사상과 연계시켜 다음과 같이 수세식 화장실의 폐단에 대해 말한 바 있다. 『똥이란 물질에도 오행(五行)이 있다. 분명 그것도 물질이기 때문이다. 물은 똥과 상극 관계를 이루는 물질이고, 똥과 상생관계를 이루는 것은 흙이다. 똥과 물을 섞어서 처리하는 위생(?) 방식이 수세식인데, 이것은 똥의 오행을 모르는 양이(洋夷)들로부터 빌려온 방식이다. 겉으로 깨끗해 보이는 이 방법은 사실 먹을 물을 망치는 나쁜 방법이다. 반면 똥의 오행을 잘 파악했던 현명한 우리의 조상들은 그것을 반드시 흙과 섞이도록 하여 상극에서 발생되는 독소를 제거하여 활용하였다.』 과거 우리의 조상들은 분뇨를 귀중한 자원으로 생각하여 이를 퇴비로 이용할 수 있는 지혜를 지녔다. 조선시대 변소의 구조는 분과 뇨를 각각 달리 저장하는 방식으로 취사나 난방으로부터 나오는 재를 저장한 장소에 땅을 조금 파서 구덩이를 만들고 양쪽에 나란히 돌을 놓아 용변을 본 후 재와 섞어서 분뇨를 처리하였다. 이 방법은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져다주는 것으로, 분뇨는 재에 흡수되어 비료로 사용할 수 있어 가장 자연적인 처리방법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안타깝게도 관리를 소홀히 함으로써 집안의 우물을 오염시키는 원인이 되어, 심한 경우 이웃집 우물 공동 우물도 오염시키는 계기가 되어 수인성 전염병의 발생원이 될 수 있다. 에너지의 이용 측면에서 수세식 화장실과 재래식 화장실을 비교해 보면 수세식 화장실은 많은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배설물을 물과 섞음으로서 좋은 에너지원을 낭비하고 있음과 동시에 쓸모 없는 오염물로 전환시켜 이에 대한 처리비용을 별도로 부담하게 된다. 이에 비해 관리가 잘 되어 있는 재래식 화장실을 이용하면 고농축된 에너지(분뇨)를 그대로 높은 에너지를 가진 메탄가스로 전환시키거나 유용한 물질(퇴비)로 전환시킬 수 있어 보다 효과적이며, 적절한 관리가 이루어지면 수질오염도 막을 수 있는 좋은 효과가 있다. 그러나 수세식 화장실이 보편화되어 있는 현 상황에서, 하루아침에 재래식 화장실로 되돌아 갈 수도 없고 수세식 화장실의 사용을 억제할 수도 없다. 다만, 수세식 화장실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하수도의 보급이 절대적으로 선행되어야 하고 완벽한 하수처리시설이 반드시 이루어져야만 한다.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실천 의지도 중요하지만, 이를 지속적으로 감시?감독하고 좀 더 쾌적한 환경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계속적으로 높아져야 할 것이다. 출처 : 미소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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